인간과 인간이 아닌 존재들이 계약을 맺어서 서로가 서로를 채워주는 관계가 만연하던 시기, 역사에는 미신과 전설의 시대(Era of Myth and Legend)라고 불리는 시대가 있었다. 이 인간이 아닌 존재들은 수많은 종족이 있기에 이들을 크게 묶어내자면 계약자라고 불린다. 계약자들은 인간과 계약해서 잠재된 힘과 모습을 끌어내고 인간은 계약자들과 계약을 함으로써 계약자들의 능력을 빌려 쓸 수 있었다. 하지만 인간들의 탐욕에 힘이 약한 계약자 종의 개체들은 무차별적으로 사냥을 당하였고 강한 계약자의 종족들은 인간들의 손에 가축처럼 사육을 당하는 일이 빈번했다. 이들은 계약자들을 전쟁에 동원해서 수많은 피를 흘렸다. 대륙의 동쪽과 서쪽이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전쟁을 벌였고 이 전쟁은 백 년 정도 진행되었다. 어느 한 쪽도 이기지 못한 소모전이 진행됨으로써 결국은 대륙의 양 쪽은 서로 평화 협정을 맺으면서 종전을 하였다.
이들이 종전을 한 이유는 소모전으로 간 것도 있지만 서쪽의 마녀라고 불리는 이가 그녀의 계약자인 세계수라고 불리는 이그드라실과 함께 사라져서 그렇다고 하는 학설도 존재한다. 세계수가 사라져 계약이 가능한 인간들의 숫자가 급격하게 줄어들어버리자 계약을 맺지 않은 계약자들이 전쟁 때 인간들에게 사육 당하기를 거부하여서 대부분 인간들의 손에 닿지 않는 깊은 산맥이나 사막, 숲으로 들어갔다.
세계수가 사라지고 자신들의 전쟁의 원동력이 됐던 이종족들이 인간들에게 척을 지고 자취를 감추었기에 동쪽과 서쪽의 인간들은 종전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인간들 사이에서 이종족에 대한 이야기는 1,000년 전의 전설 속, 그리고 신화 속에만 남아 잊혀져 갔다. 인간들을 피해 숨어 살던 이종족들도 인간들의 세계에서 완전히 떨어져 나가 자신들의 구역에서 평화롭게 살아갔다. 이종족들이 사는 구역은 인간의 눈으로 찾을 수 없게 마법이 걸려 있다. 간혹, 100년에 한 번 꼴로 이종족의 땅에 우연히 들어오는 인간들도 있는데, 그들은 다시 돌아가지 못하거나 혹, 다시 돌아간다 하더라도 신빙성이 없어 진지하게 믿는 사람은 없었다.
이 곳의 이야기는, 이종족과 인간들의 갈등이 잊혀지고 이 전쟁과 인간들의 탐욕으로 인한 상처가 아물었을 때 즈음, 시작된다.
바로 여기, 행방불명이 되었다고 믿은 마녀 코코가 다시 세운 마을에서 말이다.
